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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Floyd – Meddle (Harvest 1971)
- March 2, 2010 (Tuesday)
- Miscellaneous
별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유명한 음반이다.
시드 배릿이 탈퇴하고 난뒤 발표한 앨범들 중에서는 어쩌면 이것이 첫번째 ‘진짜 핑크 플로이드’ 작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배릿 탈퇴 이후에 나온 첫 앨범 More는 영화의 사운드 트랙이었고, Relics는 컴필레이션 앨범, Ummagumma는 라이브 앨범이자 각 멤버들의 솔로 작품집에 가까우며, Atom Heart Mother는 전위음악가 론 기신과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이니까 말이다.. 아님 말고.
영쿡 퍼스트 프레스(SHVL 795)니까 자랑 좀 해야쥐
본작 이후 핑크 플로이드 작품들이 줄줄이 메가히트를 기록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희미해진 작품이긴 하지만, 갠적으로는 이 앨범을 제일 즐겨 듣고 또 애착을 느낀다. 가장 처음으로 들은 핑크 플로이드 앨범이라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뭣보다도 B면의 23분짜리 대곡 Echoes가 가진 흡인력이 A면이 가진 소소한 단점들을 상쇄하고도 남아돌만큼 강렬하기 때문이다. 몽롱한 만취 상태에서 벗어나 깨어있고자 하는 조용하면서도 강한 의지 같은 것이 느껴지는 곡이랄까. 읭.
지난 40여년동안 그래왔듯이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애새끼들.. 아니 코흘리개들이 커서 핑크 플로이드 음악을 듣고 우왕ㅋ굳ㅋ을 외치게 될지 궁금해진다.
앨범 자켓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물 속에 잠겨있는 사람의 귀를 표현한 것인데(자켓을 펼친 후 회전시켜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이는 핑크 플로이드 멤버들의 아이디어였다. 그들의 요구에 따라 스톰 쏘거슨은 개코원숭이의 항문 사진을 쓰려던 원래의 계획을 수정하고, 멤버들이 시키는대로 자켓을 만들어 줬는데 정작 완성된 디자인은 만든 사람이나 부탁한 사람들이나 아무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알려질대로 알려진 음반이니 더 이상은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연주가 어떻네 기법이 어떻네 완성도가 어떻네 평가하는 일에는 진짜 젬병인데다 ㅡ뭘 알아야 평가를 하든가 말든가 하지ㅡ 배경지식 같은 것도 부족해서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아는게 별로 없다는 사실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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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Crimson –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Island Records 1969)
- February 25, 2010 (Thursday)
- Miscellaneous
퍼스트 프레스 밝히는 사람들한테 수집 대상으로 가장 인기높은 핑크 라벨.
그리고 이것이 ‘섬’ 라벨을 달고 나온 세컨 프레스.
…어쩌다보니 영국 초기반만 두 장씩이나 구입하게 됐다.
별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유명한 음반이다. 지난 40여년간 많은 사람들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받아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사랑받게 될, 어째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그야말로 모든 곡들이 보석처럼 빛을 발하고 있는 걸작 앨범.
이들 이전에도 무디 블루스나 핑크 플로이드 등 뭔가 기존과는 다른(?)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는 많이 있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저변에 머물러 있던 이들 음악은 이 앨범의 등장으로 인해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는 신조어를 달고 급격히 부상하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매당시 킹 크림슨이 비틀스의 애비 로드를 영국 차트 정상에서 끌어내렸다는 헛소문까지 돌았을 정도이니, 이 앨범이 그무렵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을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한번보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저 인상적인 커버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화가였던 Barry Godber가 거울을 보면서 직접 그렸던 자화상으로, 그는 앨범이 나온 바로 이듬해인 1970년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작사 담당 멤버로 이 작품에서 신비롭고 추상적이며 골때리는 노랫말의 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Pete Sinfield는 훗날 셰어나 셀린 디온같은 가수들의 곡에 가사를 써 주기도 했다.
아래는 예나 지금이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
워낙 유명한 작품인지라 관련 에피소드도 많고 또 개인적으로도 이 앨범에 얽힌 추억이 참 많은데, 막상 쓰려고 하니 어떻게 썰을 풀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전문가도 아닌 일개 블로거인 내가 이미 세상에 알려질대로 알려진 음반 소개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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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ftwerk & Kraftwerk 2 (Vertigo 1973)
- February 20, 2010 (Saturday)
- Miscellaneous
알다시피 Kraftwerk는 수많은 후대 뮤지션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몇 안되는 비영미권 밴드 중의 하나다. 이들 이전에도 전자장비를 가지고 비슷한 음악적 시도를 한 이들은 많이 있었지만, 크라프트베르크처럼 아직 일반에게 생소했던 전자 음악이란 분야를 본격적으로 대중화하여 신스팝/일렉트로팝과 같은 새로운 장르 탄생의 경지(?)로까지 끌어올린 밴드는 많지 않다.
유명세에 걸맞게 오늘날 그들의 이름에는 별별 호들갑스러운 찬사와 거창한 수식어가 따라다니고 있다. 일렉트로닉 뮤직의 선구자, 신스팝/일렉트로팝의 아버지, 심지어는 “그들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힙합도, 하우스도, 앰비언트 음악도, 일렉트로도, 심지어는 마이클 잭슨조차도 오늘과는 다른 사운드를 들려주었을 것(Q magazine)” 이라고 주장하는 불경스런 무리들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이렇듯 지금은 일렉트로닉 뮤직의 발전과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떠받들여지고 있는 크라프트베르크이지만 사실 이들의 초기 음악은 저런 대중적이고 팝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흔히 미국에서 메가히트를 기록했던 1974년작 Autobahn이 이들의 데뷔작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그전에 이미 이들은 네 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한 상태였다. 저 앨범들은 벌써 수십년 전에 폐반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은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반복되는 리듬과 미니멀한 구성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 등으로 대표되는 전성기 크라프트베르크 음악과는 매우 이질적인 구성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Kraftwerk 2. 훗날 명엔지니어로 이름을 날린 콘라드 플랑크의 모습이 보인다
크라프트베르크의 초창기 앨범들 – 실질적 데뷔작인 Tone Float(1969)과 Kraftwerk(1970), Kraftwerk 2(1972), 그리고 Ralf und Florian(1973) – 은 당시 평단의 평가는 그럭저럭 좋았으나 판매량은 무척이나 저조했다. 그나마 숨은 명반과 숨은 뮤지션의 발굴에 심혈을 기울였던 Vertigo 레이블과 계약함으로써 거대시장인 영국과 미국, 일본에서 추가로 음반을 낼 수 있었지만 Autobahn의 성공 이전까지 독일 이외 국가에서 이들의 인지도는 바닥을 기는 수준이었다.
위에 열거한 저 네 장의 앨범들은 두 원년멤버의 결정으로 아직까지 재발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Philips/Vertigo 레이블에서 나오지 않은 LP들, 시중에 나돌고 있는 CD들은 전부 부틀렉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저 작품들은 우리가 현재 추구하는 음악과는 다른 방향에 있는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미성숙한 습작 단계의 작품들이라고 여겨서 폐반시킨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라고 전에 어디선가 랄프 휘터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던 것 같은데 별로 납득이 안 가는 설명이었던지라 지금은 까먹어 버렸다.
소개가 좀 늦었는데.. 위는 버티고 레이블에서 Kraftwerk와 Kraftwerk 2을 패키지로 묶어다가, 오리지널반과는 다른 자켓을 붙여서 더블앨범으로 발매했던 것. 커버는 누가 디자인한 건지 모르겠지만 푸르스름한 전자 파장 같은 것을 표현하려 한 것이 멋지다. 당시 유행했던 팝아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성의없는 러버콘 그림(랄프 휘터가 직접 그리고 색칠까지 했던)보다는 이쪽이 보기에도 쌈박하고 앨범의 성격에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된다.
※ 이왕이면 특유의 어지러운 Swirl 라벨과 함께 뛰어난 음질로 이름높은 초기반을 사고 싶었는데, 어저면 가격이 한결같이 안드로메다급이길래 그냥 속편하게 포기했다. 그래서 대신 구입한 것이 스월 버티고 라벨에서 스페이스쉽 라벨로 변경된 뒤에 나온 이 리이슈반이다.
Tracklist :
- A1 Ruckzuck 7:47
- A2. Stratovarius 12:10
- B1. Megaherz 9:30
- B2. Vom Himmel Hoch 10:12
- C1. Klingklang 17:36
- C2. Atem 2:57
- D1. Strom 3:52
- D2. Spule 4 5:20
- D3. Wellenlänge 9:40
- D4. Harmonika 3:17
Vom Himmel Hoch (Live, June 25, 1971)
위는 크라프트베르크가 70년대 독일의 유명 음악 프로그램이었던 Beat-Club에 게스트로 출연했을 당시의 라이브 음원. 원래는 기타 연주가 없는 앰비언트 풍의 곡이지만 여기서는 미하엘 로터의 기타와 이런저런 변주가 곁들여져서 흡사 Black Sabbath의 Iron Man의 아류작같은 곡으로 탈바꿈해 있다.
이무렵 크라프트베르크는 3인조 밴드로 원년멤버인 Florian Schneider 외에도 드러머와 기타리스트(훗날 NEU!로 빠져나간 Klaus Dinger와 Michael Rother)가 한 명씩 있었다. 밴드의 리더인 Ralf Hütter는 이때 잠시 밴드를 탈퇴한 상태였는데 그 때문일까, 이 라이브 공연은 크라프트베르크라기보다는 차라리 노이!의 공연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Klingklang (17:36)
Kraftwerk 2의 수록곡. 기타리스트와 드러머가 노이!로 빠져나간 이후 새로 영입한 제3의 멤버 드럼 머신이 이 곡에서 처음으로 활약하고 있다. 초창기 앨범 중에서도 Kraftwerk와 Kraftwerk 2는 가장 비대중적이며 전위적이고 실험적 성향이 짙어서, 자신들이 하고싶었던 짓을 저 앨범들에서 맘껏 해본뒤 그다음부터 돈벌이가 되는 음악을 하기로 했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 작품들이 졸작인지 평작인지 수작인지 평가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크라프트베르크 작품들 중에 정작 폐기되었어야 할 것은 애꿎은 초기작들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뒤에 나온 Electric Café 같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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