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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nna – Milano Calibro 9 (시완레코드 1980)

  • February 6, 2010 (Saturday)
  • Music

Osanna - Milano Calibro 9

Osanna - Milano Calibro 9

 

이태리의 1972년 스릴러 영화 Milano Calibro 9의 사운드트랙이자, 원제인 Preludio Tema Variazioni e Canzona보다는 그냥 Milano Calibro Nove로 잘 알려져 있는 앨범.
이 앨범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영화 음악가, 루이스 바칼로프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와 아트록 밴드 오잔나의 협연으로 이뤄졌다. 이런 시도는 이미 1960년대부터 많은 록 아티스트들이 해왔던 것이지만, 이 앨범은 단순히 ‘클래식과 록의 융합’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어딘가 기이한 데가 있다.
작렬하는 기타, 과격한 플룻과 색소폰, 와일드한 리듬, 그리고 이와 상반되는 유려하고 화려한 오케스트라가 서로 양보 없이 뒤엉켜 있는 그 모습은 융합이라기보다는 부조화에 가깝게 들린다. 게다가 사운드트랙이다 보니 수록곡 간의 긴밀함이나 통일감 역시 딸리는 것이 사실이다.(…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님말고!) 하지만 그 난잡함 속에서 간간히 미소를 지으며 등장하는 서정적인 멜로디는 너무도 아름다워 듣는이를 순식간에 감동의 도가니로 빠뜨려 버리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저런 결점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오잔나 2집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앨범이 가진 저런 특수한 감수성 때문이 아닐까, 허접하게나마 예측해 본다.

 

 

Osanna - Milano Calibro 9

게이트폴더 내부. 가사가 인쇄돼 있긴 한데 인쇄질이 나빠서뤼 잘 안 보인다.

 

Osanna - Milano Calibro 9

 

요즘 디스크에 실기스가 많이 나서 조만간 Peters International 레이블의 1973년 미국반을 사볼까 생각중이다. (맨날 오리지널 프레스만 가지고 포스팅하다가 갑자기 국내 라이센스반으로 글을 쓰려니 좀 많이 뻘쭘하다)

 

2. Tema

많은 사람들이 궁극의 발라드 Canzona를 이 음반의 애청곡으로 꼽던데 개인적으로는 Tema나 My Mind Flies, 혹은 Variazione V 같은 곡을 더 좋아한다. 이건뭐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의 차이일 것이다.

※ 알다시피 오는 4월에 대망의 오잔나 내한공연이 있다. 아는 곡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한번 꼭 가보고 싶긴 한데 유감스럽게도 같이 데리고 갈만한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다. 이 나이가 되도록 함께 음악듣는 친구 하나 없다니 나도 참 그동안 인생 헛살았구나… 이런 자괴감마저 든다-_-;

Kraftwerk – Radio-Aktivität (Kling Klang 1975)

  • February 2, 2010 (Tuesday)
  • Music

Kraftwerk - Radio-Aktivität

Kraftwerk - Radio-Aktivität

 

플룻, 바이올린, 기타와 같은 어쿠스틱 악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Kraftwerk 앨범들 중에서도 가장 기계적이고 차가운 사운드가 두드러지고 있는 작품. 비록 Autobahn과 Trans-Europe Express 사이에 끼어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Autobahn, Ralf & Florian과 더불어 제일 아끼고 있는 앨범이다.

앨범의 제목은 방사능을 뜻하는 단어 Radioactivity 사이에 보다시피 하이픈을 집어넣음으로써 라디오 활동이라는 중의적인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 자켓 디자인 역시 독일 제3제국 시대에 나치가 선전수단으로 대량생산/보급했던 ‘독일 국민 라디오’ 클라인엠팽어 DKE 38의 외형을 그대로 본따서 만든 것.

 

(아래부터 음악과는 상관없는 잡담)

DKE 38

 

1933년까지만 해도 독일에서 라디오 수신기의 가격은 최저가형 모델이 보통 150 라이히스마르크 정도로, 일반 독일 노동자의 한달 소득을 능가할 만큼 고가였다. 일찍이 라디오 방송이 가진 대중선동 매체로서의 힘에 주목했던 히틀러는 집권하자마자 독일제국방송국을 국영화시킨 뒤 각 라디오 제작 업체에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라디오 수신기를 개발하게 한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DKE 38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35라이히스마르크라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널리 보급될 수 있었던 초염가형 모델로써, 세계최초로 대량생산된 라디오 수신기로 꼽히고 있다. 1939년에 이미 독일 전체 가정의 70%가 보유하고 있었을 만큼 높은 보급율을 자랑했던 DKE 38은 애초에 나치의 선전 방송 외에는 청취할 수 없게끔 의도적으로 설계되어 있었다. ‘국민 라디오’의 청취가능 채널은 단 2개뿐이었고 해외 방송을 수신하려면 제조/사용이 모두 금지된 안테나를 설치하는 등 추가 개조가 필요했는데 당시에는 외국 방송의 청취 자체가 불법이었다.

(잡소리 끝)

 

Kraftwerk - Radio-Aktivität

 

이너슬리브.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초기 독일반의 구성품인 16장짜리 스티커인데 유감스럽게도 써먹을 데가 없다. 퍼스트 프레스 한정 부속품이란게 뭐 대개 그렇겠지만 거래가격만 쓸데없이 높일 뿐 실제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Kraftwerk - Radio-Aktivität

Catalog # 1C 064-82 087. 1975년 독일반.

고속도로, 방사능, 특급 열차, 로봇, 컴퓨터처럼 얼핏 음악과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무기물적 소재를 대중음악과 조화시키고 사람의 감정이나 욕망, 이념, 사상 따위를 가사에서 철저히 배제시킨 것이야말로 Kraftwerk 음악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91년 앨범 The Mix에서 그들은 Stop Radioactivity라는 거창한 가사와 함께 막판에 모스부호 SOS를 연타함으로써 음울한 발라드(?) Radioactivity를 졸지에 ‘반핵 노래’로 재구성하며 그간 지켜왔던 표현 구조를 스스로 파괴해 버렸다. 이걸로는 부족했던지 앨범의 발매 직후에는 그린피스가 주최하는 영쿡 세라필드 핵연료 재처리 공장 반대 콘서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체르노빌 어쩌고 하며 시작되는 반핵버전 Radioactivity는 바로 저 1992년 공연에서부터 시작된 것인데, 근 20년이 다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크라프트베르크 공연에서는 항상 저 반핵버전만이 줄기차게 불리워지고 있다. 덤덤하고 썰렁했던 오리지널 버전을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뭐랄까 좀 많이 아쉬운 변화다.

 

Kraftwerk – The Man Machine (Capitol 1978)

  • January 29, 2010 (Friday)
  • Music

Kraftwerk - The Man Machine

 

예전 앨범들에 비해 멜로디와 서정성이 부각되면서 더욱 팝 뮤직에 가까워졌지만, 복잡 현란한 사운드를 배제하고 필요 최소한의 소리로 최대한의 표현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앨범. Kraftwerk가 추구하는 것이 단지 기계적인 비트나 사운드만으로 이루어진 음악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로 만들어 내는 음률의 아름다운(?) 조화에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이는 Kraftwerk가 3집 Ralf & Florian 이후 최근의 앨범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유지해오고 있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 더이상 쓸것이 생각나지 않는고로 추가설명은 귀찮아서 생략한다.

 

Kraftwerk - The Man Machine

Kraftwerk - The Man Machine

Kraftwerk - The Man Machine

 

이 앨범의 독일 퍼스트 프레스(EMI Elektrola)와 Capitol 레코드의 미국 & 프랑스 퍼스트 프레스는 특별히 붉은색 비닐로 제작되었는데, 프레스 수가 많지 않았던 탓에 지금은 전부 희귀반으로 통하며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지금 포스팅하는 것은 예전에 6명의 떨거지들을 제치고 낙찰에 성공했던 프랑스 퍼스트 프레스. 거의 미개봉 신품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보니 가격은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비쌌다. 작년에 발매된 리마스터링 박스셋인 The Catalogue보다 이거 하나를 더 비싸게 주고 샀을 정도다;

 

 

Kraftwerk - The Man Machine

Kraftwerk - Die Mensch Maschine

 

이 앨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빨간색 비닐. 실제로 보면 아주 예쁘다. 32년 전이 아니라 32일 전에 찍어낸 판이라고 해도 속을만큼 상태도 좋다.

 

덤으로 요즘은 Kraftwerk 관련해서 별 쓰잘데기 없는 책을 한권 읽고 있다.
 
Wolfgang Flür - I Was a Robot

Wolfgang Flür – I Was a Robot

1973년 크라프트베르크의 세션 드러머로 시작해, 불화 끝에 1986년 밴드를 떠났던 볼프강 플뤼르가 나이 오십이 넘어서 집필한 자서전 비스무리한 책. 이 책에는 그들의 음악과 공연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멤버 간 불화와 갈등, 밴드의 다소 퇴폐적인 뒷이야기(‘우리가 이 나라 저 나라 다녀본 결과 침대 위에서는 일본 여자들이 최고더라’ 라는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을 거시다), 자신이 추진중인 솔로 프로젝트의 노골적인 홍보 등이 함께 등장한다. 원래 독일 초판은 좀더 적나라한 내용이었으나 이를 읽고 격노한 두 원년멤버와 플뤼르 간에 법정공방이 일어난 끝에 결국 오리지널 판은 추가 인쇄가 금지되었고 그 후에 개정판이 나왔다.

 

“Now she’s a big success, I want to fuck her again”

위는 1991년 영국 에든버러 공연 때 유출된 사운드체킹 음원. 크라프트베르크는 적어도 공적인 자리에서는 밴드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노력했기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실제 공연에서 저렇게 가사를 바꿔 부른 적은 한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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